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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 결혼 모습인도 결혼 모습

결혼은 전 세계 어디에서나 중요한 행사지만, 각 나라와 문화에 따라 그 방식과 의미는 매우 다르다. 한국에서는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고, 신랑 신부가 폐백을 하는 것이 익숙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 할 독특한 결혼 풍습이 존재한다.

 

오늘은 한국인이 보기에는 신기하고 독특한, 하지만 그 문화에서는 오랜 전통과 의미를 가진 결혼 풍습을 소개해보려 한다.

1. 인도 – 결혼 전 ‘가짜 결혼’을 해야 하는 망갈 도샤 풍습

 

인도에서는 ‘망갈 도샤(Mangal Dosha)’라는 점성술적 개념이 있다. 이는 특정한 날에 태어난 사람들이 결혼하면 배우자에게 불행을 가져온다는 믿음에서 비롯되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까? 바로 신랑이나 신부가 먼저 ‘나무’ 또는 ‘동물’과 가짜 결혼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부가 망갈 도샤에 해당하면 바나나 나무나 은신랑(금속 신랑)과 결혼식을 올린다. 그리고 이후 진짜 결혼을 진행한다. 이 풍습은 배우자의 불행을 막고, 결혼 생활이 행복하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주술적 의식이다.

 

한국에서는 사주를 보고 궁합을 맞춰보는 풍습이 있지만, 이렇게 나무나 동물과 먼저 결혼하는 풍습은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2. 스코틀랜드 – 결혼 전 신랑 신부에게 온갖 더러운 것을 던지는 ‘블랙닝’

 

스코틀랜드의 전통적인 결혼 문화 중 하나는 ‘블랙닝(Blackening)’이다. 이 풍습은 결혼식을 앞둔 신랑 신부에게 친구와 가족들이 온갖 더러운 것(예: 계란, 밀가루, 소스, 심지어 생선 찌꺼기까지)을 던지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을 할까? 블랙닝은 신랑 신부가 앞으로 결혼 생활에서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의식이다. 즉, 결혼 생활이 힘들더라도 함께 이겨낼 수 있도록 미리 단련시키는 의미를 가진다.

 

물론 현대에는 이 풍습이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지금도 일부 전통적인 마을에서는 신랑 신부가 이 의식을 겪어야 결혼을 축복받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한국에서는 결혼식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축하하는 문화는 있지만, 신랑 신부에게 일부러 더러운 것을 던지는 풍습은 매우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3. 중국 – 결혼식을 앞두고 신부가 매일 우는 ‘투어 크르’ 풍습

 

중국의 일부 소수 민족(투자족, 이족 등)에서는 신부가 결혼을 앞두고 한 달 동안 매일 울어야 하는 풍습이 있다. 이것을 ‘투오 크르(哭嫁)’라고 한다.

 

신부는 하루에 한 시간씩 울며, 10일 후에는 어머니가 함께 울고, 20일 후에는 할머니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여성 친척들이 모두 모여 함께 운다. 이렇게 우는 것은 단순히 슬픔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결혼이 신부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게 중요한 변화라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에서는 결혼식을 앞두고 기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 풍습에서는 울음을 통해 신부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처음 듣는 사람들에게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이 풍습은 결혼이 단순한 개인의 변화가 아니라 가족과 공동체 전체가 함께하는 과정임을 강조하는 의식이라고 볼 수 있다.

4. 케냐 – 신부의 머리에 침을 뱉는 마사이족 전통

 

케냐의 마사이족에서는 신부가 결혼할 때, 신부의 아버지가 딸의 머리와 가슴에 침을 뱉는다.

 

이 풍습을 모르는 사람이라면 굉장히 무례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사이족에서는 침을 뱉는 것이 축복의 의미를 갖는다. 즉, 신부가 새로운 가정에서 잘 살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축복을 내려주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부모님이 신부에게 덕담을 해주거나, 폐백을 통해 축복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침을 뱉는 방식으로 축복을 표현하는 것은 굉장히 독특하고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5. 프랑스 – 신랑 신부가 변기 모양 그릇에 음료를 마시는 풍습

 

프랑스에서는 결혼식이 끝난 후, 신랑 신부가 ‘변기 모양 그릇’에 담긴 음료를 함께 마시는 풍습이 있다. 이 음료는 초콜릿과 술을 섞어 만든 것으로, 신혼부부가 결혼 생활에서 힘을 내라는 의미로 주어진다.

 

이 풍습은 원래 신혼 첫날밤을 보내기 전에 친구들이 신랑 신부를 놀리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점점 전통으로 자리 잡았다. 오늘날에는 실제 변기가 아니라 변기 모양의 그릇을 사용하며, 음료도 더 맛있는 것으로 바뀌었다.

 

한국에서도 신혼여행을 가기 전 친구들이 장난을 치거나 결혼식 피로연에서 재미있는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변기 모양의 그릇에 음료를 마시는 풍습은 상당히 특이하게 보일 것이다.

결론 – 결혼은 다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

 

이처럼 세계에는 한국과는 전혀 다른 방식의 결혼 풍습이 존재한다. 어떤 것은 신기하고, 어떤 것은 조금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풍습들을 살펴보면 결국 결혼의 본질은 같다. 어떤 방식이든, 결혼은 두 사람이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중요한 순간이며, 그 문화를 반영하는 특별한 의식이 포함되어 있다.

 

우리가 다른 나라의 풍습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것은 결혼뿐만 아니라 문화를 바라보는 시각을 넓히는 기회가 된다.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축복을 보내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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