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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살면서 복수할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회사에서 상사가 밉다고 사표 던지고 복수할 수도 없고, 전 여친이 날 차고 다른 남자랑 잘 지낸다고 해서 “10년 뒤에 네 인생을 망쳐주마…” 이럴 수도 없다. 하지만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다르다. 그들은 복수의 화신이 되어 악당들을 제대로 응징한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점 하나. 왜 한국 복수극과 외국 복수극은 이렇게 다를까? 복수도 국적을 타나? 자, 이제 철없는 남자의 시선으로 한국 복수극과 외국 복수극을 비교해 보자.
한국 복수극: 울고, 참고, 계획 세우고… 복수는 장기 프로젝트!
한국 복수극 주인공들의 공통점이 있다. 일단 복수하기 전에 실컷 운다. 아니, 분명 가해자들이 더 나쁜 놈들인데, 왜 내가 더 슬퍼야 하는 건데? 예를 들어 '더 글로리'의 문동은(송혜교 분). 학폭 가해자들에게 복수하려고 무려 10년 동안 준비한다. 10년이면 초등학교 들어가서 중학교 졸업할 시간이다. 나는 10년 동안 뭐 했냐고? 군대 갔다 오고, 알바하고, 맨날 취업 준비한다고 징징댔다. 그런데 문동은은 그 시간 동안 철저한 복수 시나리오를 짰다.
- 한국 복수극 법칙 1: 울어야 복수가 시작된다.
- 한국 복수극 법칙 2: 복수는 천천히, 절대 급하게 하면 안 된다.
- 한국 복수극 법칙 3: 가해자들에게 희망을 줬다가 나중에 더 크게 배신 때린다.
그런데 또 웃긴 건, 복수를 다 하고 나면 주인공이 행복하지 않다. "내 인생의 목표가 복수였는데, 이제 뭘 해야 하지…?" 이런 느낌이다.
외국 복수극: 복수는 신속, 정확, 강력하게!
외국 복수극은 다르다. 울고 있을 시간에 총부터 챙긴다. 예를 들어, '존 윅'(John Wick). 이 형은 개 한 마리 죽었다고 러시아 마피아를 몰살한다. 한국 복수극 같았으면? 주인공이 개 사진 보면서 울고, 슬픈 OST 깔리면서 "이 개는 내 가족이었다…" 이런 감성씬 하나쯤 나왔겠지만, 존 윅은 그런 거 없다. "너 내 개 죽였어? 그러면 네가 죽어야지."
- 외국 복수극 법칙 1: 감정선 필요 없다, 복수는 곧장 실행!
- 외국 복수극 법칙 2: 가해자는 한 명이 아니라 전부 쓸어버려야 한다.
- 외국 복수극 법칙 3: 주인공은 불사신이다. 총을 맞아도 멀쩡하다.
그러니까 외국 복수극을 보면 시청자가 감정적으로 힘들어질 일이 없다. 그냥 신나게 싸우고, 신나게 복수하고 끝! 보고 나면 속이 뻥 뚫린다.
감정 차이: 한국은 울면서 복수, 외국은 멋있게 복수
한국 복수극을 보면 주인공이 당하는 장면이 너무 많다. 한 5화까지는 주인공이 맞고, 울고, 참아야 한다. 이걸 보는 시청자들도 같이 힘들어진다. "저 가해자 언제 복수당하냐" 하면서 분노 게이지가 차오른다. 반면, 외국 복수극은 "나 지금부터 복수할 건데?" 하고 바로 실행한다. 예를 들어, '킬 빌'(Kill Bill). 우마 서먼 누나는 배신당하고, 코마에서 깨어난 후 3분 만에 복수 리스트를 작성한다. 한국 복수극이었으면? 한 5화 정도는 자신의 처절한 상황을 받아들이면서 감정선 쌓고 있었을 텐데, 이 누나는 "넌 죽었다." 이러면서 바로 행동 개시다.
- 한국 복수극: "난 왜 이런 아픔을 겪어야 하지…?" (슬픈 발라드 BGM)
- 외국 복수극: "너가 날 건드렸다고? 넌 이제 끝났어." (헤비메탈 BGM)
결말 차이: 한국은 씁쓸한 여운, 외국은 휘파람 불며 퇴장
자, 드디어 복수를 다 했다! 그런데 한국 복수극 주인공은 행복해지지 않는다. 왜냐면 너무 많은 감정을 쏟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도 상처받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은 복수하고도 허탈해하며 떠난다. 시청자는 "그래, 복수는 했는데… 뭔가 슬프다"라는 기분이 된다. 반면, 외국 복수극은 깔끔하게 끝난다. 예를 들어 '장고: 분노의 추적자'(Django Unchained). 주인공이 복수를 끝내고 휘파람 불면서 말을 타고 떠난다. 한국 복수극 같았으면? "난 이제 무엇을 해야 하지…?" 이러면서 멍하니 바다를 바라봤을 거다.
- 한국 복수극 결말: "복수했지만, 내 인생은 공허하다…" (눈물 한 방울)
- 외국 복수극 결말: "끝! 난 이제 행복하다!" (휘파람 불며 퇴장)
결론: 복수에도 스타일이 있다!
- 한국 복수극: 감정을 쌓고, 천천히 계획을 짜고, 복수를 실행한 후에도 여운이 남는다.
- 외국 복수극: 복수는 신속하게, 가해자들은 한꺼번에 처단, 그리고 멋있게 퇴장!
그러니까, 당신이 울면서 몰입하고 싶다면 한국 복수극, 시원하게 복수하는 걸 보고 싶다면 외국 복수극을 보면 된다.
근데 제일 좋은 건? 우리 인생에 복수할 일이 없는 거다! 그냥 평화롭게 살자.